목회 수상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 여행이겠지요!"

관리자
2024-09-21

교회와 성도 여러분들의 배려로 지난 9월 1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한국에 잘 다녀왔습니다. 지난 2014년 5월 초에 미국으로 온 이후 10년 만에 다녀오는 여행이었습니다. 담임목사가 2주간 교회를 비우고 성도들에게 부담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또 한편 저희 부부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지인들 일부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국에 뿌리가 있어도 이민 생활의 분주함 때문인지 그동안 방문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경제적인 이유로, 신분의 문제로, 또 분주함과 여러 가지 이유로 고향에 다녀오지 못하는 이민자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예전에 한인교회 부목사 때, 암으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가 치료 중이던 남자 성도분이 사망하셨는데, 미국에 남아있던 아내 집사님과 자녀들이 신분의 문제로 한국에 다녀오질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민 생활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으로 고국에 다녀오질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하고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우선 가족들을 만나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처제와 장인 장모님은 한 번씩 미국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양가의 다른 가족들은 모두 10년 만에 뵐 수 있었습니다. 저의 아버님은 형님이 모시고 함께 지내는데, 8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허리가 곧고 잘 걸어 다니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고, 또 한쪽 귀가 잘 안 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만큼 세월의 흐름으로 늙어버린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걷는 모습이 불편해 보이는 장인어른을 뵐 때는 잘 울지 않는 아내의 눈에 눈물이 고인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처가에서 맞이하는 아침에는 TV에서나 보던 “한국인의 밥상”이 한 상 차려진 모습을 보고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살림교회를 지원해 주시는, 형님 이동기 목사님이 섬기시는 부산의 사랑하는교회도 방문해 예배드리고 교회를 대표해 감사할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마침 미국으로 돌아오는 스케줄이 추석의 연휴가 시작되는 기간이라 양가의 가족들과 명절을 미리 지내는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어도 가족은 가족인가 봅니다. 10년이 지나도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을 서로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떨어져 있어도 기도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는 상태로 헤어져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한편으로 이렇게 한 번에 다녀올 수 있는 고국을 왜 10년 만에 가게 되었을까 속으로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선배 목사님 중에 제 멘토가 한 분 계십니다. 처음 강원도로 목회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또 부목사로 경험할 수 있는 임지도 안내해 주시고, 미국으로 올 때도 공과 사로 도와주신 선배님이십니다. 아내와 함께 선배 목사님 부부를 오랜만에 찾아뵙고 헤어지는데 “우리 이 목사를 10년 동안 그렇게 그리워하며 보고 싶어 했는데, 이렇게 보니 며칠 만에 보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선배님을 만난 제 마음도 같았습니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고 하던가요? 아무리 좋은 호텔에서 지내도 집에 오면 더 편하다고 하던데, 2주 만에 집에 오니 더 좋습니다. 또 이곳에서 더 열심히 목회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한국에 혈연으로 묶인 나의 가족이 있다면, 이곳에는 믿음으로 묶인 우리 살림교회 공동체가 영적 가족으로 기다리고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어찌 보면 ‘그리운 식구들보다 더 많이 만나는 우리 교인들이 하나님이 만나게 하신 진짜 가족이구나!’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 그래서 더 보고 싶었습니다. 샬롬!

담임목사 :  이준협

주소 : 3597 Parkway Ln, Peachtree Corners, GA 30092 (Unity Atlanta Church 안으로 들어오세요)
이메일 : sallimchurch23@gmail.com